반려견의 편지 - 저를 버리셔도 저는 주인님을 사랑해요

29 4월, 2018

반려견을 버리는 파렴치한 악행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게다가 유기견의 숫자는 줄어들기는커녕 매일 손쓸 수 없이 늘어나는 추세로 보인다. 우리는 이 문제를 늘 인간의 관점에서 보았다. 일말의 양심도 없이 개들을 버리는 사람들, 슬퍼하고 분노하는 개들을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반려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반려견의 편지를 받게 된다면 무슨 내용일까?

여러분께 감동적인 일화를 하나 들려드리고자 한다. 더 쉬운 이해를 위해서 강아지의 관점에서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할 것이다. 개의 충성심만한 충성심이 없다는 것을 느껴보자. 

주인님이 저를 버려도 저는 주인님의 사랑에 늘 고마워요

반려견

저는 이 집에서 늘 첫 번째로 일어난답니다. 날이 밝았는지 아닌지도 모르지만, 잠이 더 안 오는 걸요. 엄마 아빠가 일어나시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어요. 앗! 문이 열리고 있어요, 엄마 아빠가 옷을 갈아입으셨네요! 이제 산책하러 가려나요?

여행 가방을 들고 나오시네요. 어디다 쓰려는 걸까요? 또 이사를 하시려나요? 아 제 목줄이 보여요! 산책하러 가는 거예요. 더 높이 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산책 시켜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엄마 아빠가 알았으면 하는데요. 아빠랑 하는 아침 산책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 중 하나에요. 저는 우리가 한 산책 하나하나 전부 다 기억나요.

엄마는 이제 차에 여행 가방들을 싣고 있어요. 또 휴가를 떠나려나요? 끔찍한 강아지 호텔에 다시 저를 맡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저를 잘 대해주지 않았거든요. 저도 엄마 아빠랑 같이 가고 싶어요!

아빠가 엄마를 도와서 가방들을 싣고 있어요. 그리고… 잠깐! 저도 자동차 안에 넣어주네요. 좋았어! 저도 휴가를 가는 거예요! 사랑하는 주인님 내 친구들, 날 이렇게 사랑해주다니 너무 고마워요. 휴가 갈 때조차도 저랑 떨어지기가 싫은 거지요.

갑자기 차가 멈춰요. 쉬가 마려웠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저는 내려서 쉬야를 해요. 엄마가 저를 쓰다듬어 주고 아빠가 공을 던지네요. 여행길에서까지 저랑 놀아줄 생각을 하다니! 이렇게 큰 사랑에 어떻게 보답하죠?

저는 온 힘을 다해 을 가지러 달려가요. 제 기록을 깨서 엄마 아빠가 저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어요. 공을 물고 차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차가, 차가 어딨죠? 저는 절망적으로 여기저기 둘러보고 저 멀리 가는 차를 보려고 절망적으로 뛰어요… 엄마, 아빠, 어딨는 거예요? 저랑 놀아줘서,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주인님을 향한 제 사랑은 죽음도 넘어선답니다

풀이 죽은 저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잘 이해를 하지 못하면서(어쩌면 제가 여기 있다는 걸 깜빡해서 저를 찾으러 돌아올지도 몰라요), 겁먹은 채 발걸음을 떼요. 도로에는 아무도 없고 차들은 미친 듯 질주하네요. 엄마 아빠는 어딨는 거죠? 엄마 아빠가 필요한데!

저는 곧 한 마을에 도착해요. 아이들이 제게 다가오네요. 제 털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주머니 한 분이 저한테 먹이를 던져주네요, 꼭 제가 떠돌이 개인 것처럼요. 제가 떠돌이 개가 된 건가요? 제 몸이 더럽다고 느껴요. 얼마나 오랫동안 걸었는지 모르겠고 사실 무언가 먹을 거를 준 아주머니께 감사해요. 배가 고파서 죽는 줄 알았거든요.

검은 옷을 입은 저 남자가 왜 저를 쫓아오죠? 저 사람 신발이 마음에 안 들어요, 신발이 너무 크네요. 도망가는 게 낫겠어요. 제 위로 뭘 던진 거죠? 더 이상 뛸 수가 없네요. 무슨 망 같은 거 같은데… 저런 신발은 믿는 게 아닌 줄 알았어요. 이 차는 왜 이렇게 차가운지! 엄마 아빠 차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좌석이 아니에요. 어쩌면 이 검은 옷의 남자가 저를 엄마 아빠한테 데려다줄 지 몰라요. 어쩌면 아는 사이일지도 몰라요.

엄마 아빠가 여기로 휴가를 오진 않았을 거예요. 험악한 곳이네요. 여기는 개장이랑 차갑고 번쩍이는 테이블로 가득해요. 저를 저 우리 속에 집어넣지 마세요! 저기서는 뛰지도 못하고 점프도 못 하고 먹지도 못할 거예요. 몇 시에 저를 산책시켜 주려나요?

저는 곧 여기서 못 나갈 거란 걸 깨달았어요. 엄마 아빠가 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흉측한 신발을 신은 남자는 저를 산책시켜주지 않을 거란 걸요. 가끔 제 우리로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제게 애정을 주고 예쁜 말을 하지요. 그런데 기쁘지가 않아요.

저를 버려도 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에요

반려견과 가족

하루는, 남자들이 저를 우리에서 꺼냈어요. 그때까지도 저는 그들이 우리 엄마 아빠를 찾았는지 아니면 엄마 아빠가 저를 위해 돌아왔는지 생각했죠. 그런데 남자들은 저를 그 차갑고 번쩍이는 테이블로 데려가더니 늘 그러듯 검사를 했어요.

오늘은 주사기가 보이네요, 아주 커요. 도망가지 못하니까 차라리 저항하지 않는 게 낫겠어요. 제가 기억하는 다른 주사는 약간 따끔했고 조금 지나면 아프지 않았는데. 그리고 저한테 좋으라고 맞는 거라고 그랬었는데, 그런데 이 주사는 엄청나게 잠이 오네요. 자고 싶어요. 약간 어지러워서 눕는 게 좋겠어요…

이제 다 알겠어요… 이제 하늘에서 다 볼 수 있으니 엄마 아빠가 저를 버렸다는 걸 알겠어요. 어쩌면 제가 이제 조금 늙어서 저를 버린 걸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저랑 아주 닮은 새로운 친구가 집에 있는 게 보이거든요. 저는 앙심을 품고 엄마 아빠를 볼 수가 없어요. 큰 고마움과 사랑을 담아 볼뿐이지요. 왜냐하면 제가 행복한 개로 살 수 있게 해줬잖아요. 사랑하는 엄마 아빠, 그거 아세요? 제가 만약 지구로 돌아갈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다면 저는 다시 엄마 아빠를 선택할 거예요. 저를 버려도 저는 언제나 엄마 아빠를 사랑할 거예요. 저는 그런 개랍니다.

왜냐하면, 엄마 아빠를 향한 제 사랑은 죽음도 넘어서니까요. 저를 버려도 저는 언제나 사랑할 거예요.